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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중국요리 항저우편(샤오룽바오 小笼‌‌‌‌包) <만두요리> by 맛탱이88 2026. 6. 8.

샤오룽바오!!

중국 항저우의 대표적인 소울푸드이자, 한 입 베물면 진하고 뜨거운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샤오룽바오(小笼包) 얇은 피 속에 고기 냄새 전혀 없이 담백한 고기소와 황홀한 육즙을 감추고 있는 이 작은 만두에는 생각보다 깊고 재미있는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항저우 샤오룽바오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오늘날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었는지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드릴게요!


1. 샤오룽바오의 조상님을 찾아서: 송나라 시대의 '관탕바오'

샤오룽바오의 뿌리를 찾으려면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중국 북송(北宋)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대 수도였던 카이펑(開封)의 번화가를 기록한 역사서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을 보면, '관탕바오(灌汤包)'라는 만두가 등장합니다. '탕(국물)을 부어 넣은 만두'라는 뜻이죠.

당시 사람들도 이미 만두 안에 뜨거운 국물을 넣어서 먹는 엄청난 미식가들이었던 셈입니다. 이 관탕바오가 바로 오늘날 샤오룽바오의 직계 조상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송이 멸망하고 남송(南宋) 왕조가 들어서면서, 황실과 수많은 백성이 남쪽인 임안(临安, 지금의 항저우)으로 피난을 오게 됩니다. 이때 북방의 만두 문화가 항저우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왔고, 항저우의 풍부한 식재료 및 정갈한 남방식 조리법과 만나면서 샤오룽바오는 자신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습니다.


2. 샤오룽(小笼)'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샤오룽바오(小笼包)라는 이름의 뜻을 그대로 풀면 "작은 대나무 찜기(小笼)에 찐 만두(包)"입니다. 예전의 관탕바오는 크기가 꽤 컸던 반면, 항저우와 그 주변 강남(江南)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크기가 한 입이나 두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앙증맞아졌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재미있는 배경이 있습니다.

  • 남방 사람들의 섬세한 취향: 비교적 큼직하고 투박한 음식을 즐기던 북방 사람들에 비해, 항저우를 비롯한 강남 지역 사람들은 아기자기하고 정교한 음식을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만두 크기를 줄이고 피를 훨씬 얇게 만들기 시작했죠.
  • 대나무 찜기의 혁명: 작은 대나무 찜기에 만두를 올려 찌면, 대나무 고유의 은은한 향이 만두피에 베어 풍미가 한층 깊어집니다. 게다가 한 찜기 그대로 손님상에 바로 내어가니, 먹는 순간까지 최고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3. 항저우 샤오룽바오의 황금기를 이끈 '지항'의 역사

항저우 샤오룽바오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맛집이 있습니다. 바로 청나라 후기인 1920년대에 문을 연 항저우의 유명 노포 '지항(知味观, 지미관)'입니다.

"음식의 맛을 보면 맛의 근원을 알게 된다(欲知其味, 观其涉历)"

이 멋진 슬로건을 내걸고 등장한 지미관은 당시 항저우 샤오룽바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피는 날아갈 듯 얇게, 속은 신선한 다진 돼지고기로 꽉 채우고, 닭고기나 돼지 껍데기를 푹 고아 만든 고소한 탕즙(육즙)을 젤리 형태로 굳혀 고기소와 함께 버무렸습니다.

이 만두를 찜기에 넣고 강한 불로 찌면 젤리가 스르륵 녹으면서 만두 속에 뜨겁고 진한 국물이 가득 차게 되는 것이죠. 지미관의 샤오룽바오가 메가 히트를 치면서, 항저우 샤오룽바오는 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항저우를 방문하면 무조건 먹어야 하는 '필수 미식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4. 상하이 낭샹 샤오룽바오와의 유쾌한 라이벌 관계

많은 분이 "샤오룽바오는 상하이나 쑤저우가 원조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사실 상하이의 낭샹(南翔) 샤오룽바오도 엄청나게 유명하니까요.

역사적으로 보면 항저우, 상하이, 쑤저우, 우시 등이 속한 '강남 문화권'은 서로 끊임없이 교류하며 만두 문화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 상하이 식이 상대적으로 달콤하고 진한 간장 베이스의 육즙을 자랑한다면,
  • 항저우 식은 담백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깔끔하고 깊은 감칠맛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특히 항저우 사람들은 깔끔한 맛을 선호해서 생강채와 고급 흑초(동강 식초)를 곁들여 만두의 느끼함을 잡아내는 정석적인 방법을 고수해 왔습니다. 서로 다른 매력으로 발전하며 중국 강남의 만두 문화를 풍성하게 만든 셈이죠.


5. 예술의 경지에 오른 샤오룽바오: "18개의 주름"

샤오룽바오의 역사는 단순한 레시피의 역사가 아니라 '장인 정신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항저우식 샤오룽바오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입니다.

가장 핵심은 만두를 빚을 때 잡는 주름(褶)입니다. 베테랑 요리사들은 만두 하나를 빚을 때 윗부분에 최소 18개 이상의 정교한 주름을 잡아 마감합니다. 주름이 너무 적으면 만두피가 뭉쳐서 식감이 텁텁해지고, 너무 많으면 찌는 과정에서 터져 귀한 육즙이 새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얇고 쫄깃한 피가 무거운 육즙과 고기소를 터지지 않고 안전하게 지탱하게 만드는 것, 이 정교한 기술이 수백 년간 서민들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내려와 오늘날의 샤오룽바오를 만들었습니다.


6. 샤오룽바오를 완벽하게 즐기는 역사적인 먹방 팁!

오랜 역사 동안 선조들이 연구해 온, 샤오룽바오를 가장 맛있고 안전하게(입천장을 지키며!) 먹는 유명한 구전 공식이 있습니다. 항저우에 가시거나 샤오룽바오를 드실 때 꼭 이렇게 드셔보세요.

  1. 가볍게 들어서 (轻轻提): 만두 꼭지 부분을 젓가락으로 살포시 들어 올립니다. (피가 찢어지지 않게 조심!)
  2. 천천히 옮기고 (慢慢移): 숟가락(스푼) 위로 조심스럽게 옮겨 담습니다.
  3. 구멍을 뚫어 즙을 마시고 (先开窗, 后喝汤): 만두피를 살짝 베어 물어 구멍을 낸 뒤, 흘러나오는 뜨겁고 진한 육즙을 먼저 음미합니다.
  4. 한 입에 쏙 (一口 먹기): 생강채를 흑초에 적셔 만두 위에 올린 후, 남은 만두를 한 입에 맛있게 즐깁니다.

맛집추천 !!!!

 

1. 지미관 (知味观, Zhiweiguan) - 본점

  • 주소: 83 Ren He Lu, Shang Cheng Qu, Hangzhou (서호 근처 인허루 본점)
  • 설명: 블로그 글 본문에서도 언급하신 바로 그 전설적인 노포입니다! 1913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항저우 샤오룽바오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입니다. 날아갈 듯 얇은 피에 진한 육즙이 꽉 찬 '신선육 샤오룽바오(鲜肉小笼包)'가 대표 메뉴이며, 고양이 귀를 닮은 쫄깃한 면 요리인 '마오얼둬(猫耳朵)' 등 항저우의 전통 간식거리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습니다. 서호(西湖)와 가까워 여행 동선을 짜기에도 완벽합니다.

2. 지미관 (知味观) - 가오인제 지점

  • 주소: 71 Gao Yin Jie, Qinghefang, Shang Cheng Qu, Hangzhou
  • 설명: 항저우의 대표적인 명소이자 고풍스러운 옛 거리인 허방가(河坊街, 하방가) 근처의 가오인제(高银街)에 위치한 지점입니다. 역사 문화거리를 구경한 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에 가장 좋은 위치입니다. 본점의 명성 그대로 육즙 가득한 샤오룽바오를 선보이며, 현지인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평점이 아주 높은 곳입니다.

💡 현지 주문 Tip!

지미관 같은 대형 노포에 가면 샤오룽바오 외에도 간장 베이스의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은 생선 요리인 '서호초어(西湖醋鱼)'나 담백하고 부드러운 '동파육(东坡肉)'을 함께 주문해 보세요. 정통 항저우식 미식의 진수를 제대로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